이게 바로 믿음이고 신용이다.

아이고 머리야 2015. 11. 11. 00:03

 "황제시여, 지금 대원수가 모반을 꾀하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습니다.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황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미 들어봤소."


 "그런데 어지 이리 태평하게 앉아 계실 수가 있단 말입니까? 만약 대원수가 배신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 나라는 풍전등화나 다름없지 않겠습니까?"


 물론이었다. 황제가 거느린 병사들의 수가 더 많다고는 하지만 대원수가 거느린 병사들은 최고의 정예들이었다. 게다가 대원수는 많은 장수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다. 현 상태에서 맞붙는다면 승산이 전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황제는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호기롭게 말했다.


 "크하하핫, 저 드넓은 초원을 호령하던 그대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간덩이가 작아졌단 말이오? 짐은 그를 믿소. 짐의 형님께서 돌아가실 때 그분이 후계자로 지목한 사람도 그였소. 하지만 그는 후계자 자리를 짐에게 양보했소. 그 후 그는 짐에게 가장 친한 벗이자 가장 믿을 수 있는 신하였소. 짐이 황제가 될수 있었던 것도 다 그가 짐의 곁에 있어줬기 때문이오. 그런데도 짐이 그를 믿지 못한다면 누구를 믿을 수 있다는 말이오? 짐은 그의 모반을 고하고 있는 그대들은 못 믿어도 수천 리 밖에 떨어져 있는 그는 믿을 수 있소."


 "하지만 조사는 해보심이 좋지 않겠습니까? 만약 그가 행동을 개시한 이후라면 늦습니다."


 황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 소문을 퍼뜨린 자가 누군지 철저하게 조사해라. 한 달의 시간을 주겠다. 만약 그때까지도 소문의 출처를 밝혀내지 못한다면 그대들의 목을 걸어야 할 것이다.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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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연이 없이 쌩 남남인 인간관계에서 이것보다 더 깊은 믿음은 본적이 없다.


출처는 묵향인데 혹시나 문제되면 댓글로 알려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