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바로 믿음이고 신용이다.
"황제시여, 지금 대원수가 모반을 꾀하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습니다.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황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미 들어봤소."
"그런데 어지 이리 태평하게 앉아 계실 수가 있단 말입니까? 만약 대원수가 배신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 나라는 풍전등화나 다름없지 않겠습니까?"
물론이었다. 황제가 거느린 병사들의 수가 더 많다고는 하지만 대원수가 거느린 병사들은 최고의 정예들이었다. 게다가 대원수는 많은 장수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다. 현 상태에서 맞붙는다면 승산이 전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황제는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호기롭게 말했다.
"크하하핫, 저 드넓은 초원을 호령하던 그대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간덩이가 작아졌단 말이오? 짐은 그를 믿소. 짐의 형님께서 돌아가실 때 그분이 후계자로 지목한 사람도 그였소. 하지만 그는 후계자 자리를 짐에게 양보했소. 그 후 그는 짐에게 가장 친한 벗이자 가장 믿을 수 있는 신하였소. 짐이 황제가 될수 있었던 것도 다 그가 짐의 곁에 있어줬기 때문이오. 그런데도 짐이 그를 믿지 못한다면 누구를 믿을 수 있다는 말이오? 짐은 그의 모반을 고하고 있는 그대들은 못 믿어도 수천 리 밖에 떨어져 있는 그는 믿을 수 있소."
"하지만 조사는 해보심이 좋지 않겠습니까? 만약 그가 행동을 개시한 이후라면 늦습니다."
황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 소문을 퍼뜨린 자가 누군지 철저하게 조사해라. 한 달의 시간을 주겠다. 만약 그때까지도 소문의 출처를 밝혀내지 못한다면 그대들의 목을 걸어야 할 것이다.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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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연이 없이 쌩 남남인 인간관계에서 이것보다 더 깊은 믿음은 본적이 없다.